경향신문 기사전송 2008-06-14 23:06 | 최종수정 2008-06-14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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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5신/오후10시30분]광화문 함성 “이명박은 당장 방 빼” 광화문 사거리에 또다시 함성이 울러퍼졌다. 14일 오후 8시45분경에 시작한 촛불 거리행진 대열이 남대문~명동~을지로 2가를 거쳐 10시경에 광화문 사거리에 도착했다.
이날 오후 대학로에서 비정규직 철폐 전국 노동자대회를 연 민주노총도 종로5가에서 청계광장까지 가두행진을 벌인 뒤 촛불집회 대열에 합류했다.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도 오후 6시 보신각 앞에서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6.15 공동선언의 8주년 기념식 전야제를 치른 뒤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행진중이던 집회 참가자들은 “우리 국민 무시하는 버시바우 추방하라” 등의 현수막과 이명박 정부를 비난하는 다양한 피켓을 들고 “민주시민 함께해요” “이명박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대기중이던 차량들을 향해서 피켓을 들고 함성을 지르자 운전중이던 일부 시민은 가지고있던 피켓을 흔들어보이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또한 지나가던 행인들도 일제히 발길을 멈추고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휴대전화와 디지털카메라를 꺼내고 연신 셔터를 눌렀다. 일부 행인들은 집회 참가자들의 구호를 따라하며 박수와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지체장애 1급 김모씨(40)도 전동휠체어를 타고 거리행진에 동참했다. 서울 광진구에 산다는 김씨는 1시간을 꼬박 들여 전철을 타고 시청까지 왔다. 오늘까지 하면 다섯번째 촛불집회다. 김씨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촛불집회에 나오는 게 당연하다”면서 “광우병 위험이 있는 쇠고기를, 그것도 국민들이 먹는 것을 이명박 대통령 혼자 결정한 것은 문제”라며 “민주국가면 국민을 무서워해야 하는데 말로는 섬긴다고 하고 행동으로는 그렇지 못한 게 국민을 분노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커피와 음료수 등을 파는 윤모씨(66)는 “나같은 노인네가 뭘 알겠냐”면서도 “시민들이 거리로 더 많이 나와야 한다.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게 어디 있나”라며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면 그냥 밀어붙이면 안된다. 국민들 얘기를 들어줄 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화문에 도착하자 3만5000여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2500여명)은 “와” 함성을 내지렀고, 서울 한복판은 뜨거운 열기에 휩싸였다. 이들은 청와대 쪽을 향해 “우리가 모였다. 우리들이 승리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숨어도 소용없다” “우리들이 반드시 승리한다” “이제 그만 항복해라” “아무것도 하지말고 당장 방 빼라!” 등의 구호를 힘껏 외쳤다. 한편 이날 경찰은 전경버스 수십대로 대로를 봉쇄한데 이어 그 앞으로 ‘경찰 통제선’이라고 적힌 플라스틱 바리케이트와 ‘질서유지선’이라고 적힌 긴 띠로 3중의 경계막을 쳐 집회 참가자들과 맞서고 있다. <고영득·이성희 온라인뉴스센터기자> [현장4신:14일 오후 21시]“미친소 먹이는 뒤질랜드” 촛불행진 시작 14일 오후 8시45분. 2만여 시민들이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촛불을 들고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측에 따르면 이날 거리행진은 명동 종로를 거쳐 광화문으로 향할 예정이다. 거리행진 직전엔 탤런트 박철민이 깜짝 등장해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MBC 드라마 ‘뉴하트’에서 ‘뒤질랜드’라는 유행어로 인기를 모았던 박철민은 이날 오후 딸과 시청에서 만나기로 했다가 자유발언대에 서게됐다고 밝혔다. 박철민은 “많은 배우들이 여러분의 아름다운 행동과 함께 하고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소에게 동물성 사료를 먹이는 것 죄악”이라며 “백두산 호랑이한테 토끼풀 먹이면 호랑이도 돌아버린다. 동물성 사료를 먹은 소가 돌아버려 미친 소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한테 광우병 걸리게 하는 사람들 뒤질랜드, 광우병 걸린 소를 수입하려는 사람도 뒤질랜드, 자연을 역행하는 이도 뒤질랜드입니다”고 외쳐 시민들의 함성을 이끌어냈다. 그러면서 그는 “한우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다. 우리 앞으로 돈 모아서 한우 많이 먹자. 한우야 사랑한다”고 목놓아 외쳤다. 한편 박철민은 지난 8일에도 촛불집회에 딸들과 함께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촛불 문화 집회 자체가 아이들에게 볼거리인 동시 산교육의 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주장을 당당히 펼치는 사람들과 큰 세력의 잘못에 맞서는 국민들의 모습이 아이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제동에서 왔다는 한 시민은 “광장 가득 메운 촛불이 우리 희망이다. 국민의 가장 중요한 권리인 생명권을 이명박 정부에 내줄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각종 민영화 정책은 쇠고기 수입보다 더 무섭다”며 “이명박정부 정책은 재벌을 키우는 것, 1%의 재벌이 온 국민을 지배하는 게 핵심이다. 이런 정부를 5년동안 가만히 보고 내버려 둘 순 없다. 국민의 힘으로 ‘공공의 적’ 이명박 정부를 몰아내자”고 성토했다. 한 고3 여학생은 “무고한 시민을 물대포와 군홧발로 짓밟는 현 정부의 태도는 전두환 정권과 다를 바 없다”며 “대통령은 컨테이너로 민심을 막을게 아니라 지금 여기에 와서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금 우리 학교는 중식, 석식에 돼지고기 아닌 쇠고기가 나온다. 논술 위해 조중동 신문 보고 있다.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하나. 광우병 때문에 우리의 꿈이 무너지지 않도록 여러분이 촛불을 환하게 켜 달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대학로에서 집회를 가진 이랜드 비정규직 노조원 윤성란씨는 “광우병을 포함해 비정규직, 공기업 민영화, 대운하 등 이런 것들이 모두 한데 묶여서 이명박 정부의 종합선물세트가 됐다”며 “이 선물세트를 여는 순간 우리는 이명박 정부의 노예로 전락하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영득·이성희 온라인뉴스센터기자> [현장3신/오후8시]묵념 속 촛불집회 “미국 미친소는 버시바牛” “저희를 믿고 평안히 잠드소서.” 14일 저녁에 서울광장에 모인 1만여 시민들은 하나같이 촛불을 가슴 앞에 놓고 눈을 감았다. 고(故) 이병렬 열사를 추모하기 위해서다. 5분여간 이어진 묵념 시간 동안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참가자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자신을 ‘촛불소녀’라고 밝힌 한 여중생은 “아래는 이렇게 혼란스지만 이병렬님은 부디 위에서 편히 잠드소서”라며 편지를 낭독했다. 이 학생은 “이병렬님도 이 답답한 세상만 보고가서 하늘나라에서도 맘이 편치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당당하고 평화스러운 우리들의 몸짓을 지켜보며 평안하게 잠드세요. 제발 저희를 믿어주세요”라고 울먹였다. 한상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진짜 배후세력은 누구냐”고 따졌다. 그는 “졸속협상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파탄낸 이명박 정부야말로 반미 배후세력”이라며 “위대하고 신성한 촛불을 모욕한 조중동 폐간하라”고 외쳤다. 그는 이어 “역사상 유례없는 위대한 국민주권의 촛불혁명을 계속하자”면서 “위대한 촛불혁명 만세” “우리나라 우리 민족” “세계인류평화 만세”를 외쳤다.
자신을 고엽제 국가유공자라고 밝힌 한 남성(64)은 “버시바우가 ‘한국 국민들이 미국소에 대해 공부 많이 해야한다’고 해 수많은 자료를 뒤졌봤다”며 “그 결과 버시바우가 낸 숙제의 답을 찾아냈다. 한국 소를 한우라 한다. 그러면 미국의 미친 소 이름은 ‘버시바우’다. 이게 버시바우가 요구한 답이다”고 외쳤다. 그는 또 전날에 벌어진 고엽제 유공자들의 시위를 겨냥, “여러분 그렇게 하면 안된다. 부끄러워해야 한다. 제발 정신좀 차리라”고 주문했다. <고영득·이성희 온라인뉴스센터기자> [현장2신/오후 7시]서명운동 속 촛불 타올라 휴일인 14일 오후에도 촛불을 든 수많은 시민들이 서울시청 앞 광장을 꽉 메웠다. 고(故)이병렬 열사 분향소가 마련된 가운데, 1만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한 손엔 촛불을, 다른 손엔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통합민주당 등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명박 정부의 각종 정책을 비난하는 내용의 대국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 등은 광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쇠고기 재협상 실현과 가축전염예방법 개정 청원을 위한 국민서명 동참을 호소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가 주장하는 ‘자율협정’은 국민들이 100점 받아오라는데 10점짜리 시험지를 받아온 것”이라면서 “가축전염예방법은 국민이 분노했던 바로 그 장관고시의 근거가 되는 법”이라면서 “이 법을 개정해 우리의 검역주권을 확보하고 안전한 쇠고기만 수입할 수 있도록 하자”고 외쳤다. 창조한국당은 광장에서 공영방송지키기 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의 독선적이고 정략적인 국정운영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검찰의 KBS 정연주사장에 대한 소환조사 즉각 중단, KBS에 대한 감사원 감사 즉각 중단,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사퇴 등을 촉구했다. 최시중 위원장 사퇴 촉구 운동은 민언련 등 시민사회단체들도 앞장서고 있다. 이밖에도 전국공무원노조와 에너지노동사회네티워크 등은 “전기, 가스, 물이 사유화되면 큰일난다”며 상수도 사업 민간위탁 및 기업화 반대, 물산업지원법 반대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오후 7시 현재, 이번 촛불집회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노래 ‘헌법제1조’가 울러퍼지면서 본격적인 집회가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재협상을 시작하라” “이명박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힘차게 외치고 있다. <고영득·이성희 온라인뉴스센터기자> [현장1신/14일 오후1시]]“하늘에서도 촛불 응원해달라” 故이병렬씨 영결식 “편히 잠드세요. 우리가 해낼게요.”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수입을 반대하며 분신, 지난 5일 숨진 고 이병렬씨의 영결식이 14일 민주시민장으로 치뤄졌다. 45일째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영결식에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와 공공노조, 안티이명박 카페 회원 등 1000여명(경찰 추산 800여명)이 참석했으며, 민주노동당 천영세 대표와 권영길 의원, 진보신당 심상정 대표,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중학교 3학년생인 황금령양은 추모글에서 “이병렬님이 태안에서 목숨을 끊은 우리의 어부님들처럼 잊혀지길 바라지 않는다”면서 “저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병렬님의 죽음을 아파하고 슬퍼하며 끝까지 촛불을 들고 모이고 있다”며 “저 먼 곳에서도 우리를 내려다 보며 마음으로 격려해주고, 응원해달라”고 말해 영결식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 연대의 한 여성 회원도 추모글에서 “눈이 있으되 보지 못하는, 귀가 있으되 듣지 못하는, 입이 있으되 말을 못하는 국민, 몸이 있으되 사랑하는 가족 때문에 행동하지 못하는 국민을 위하여 이병렬님은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생명을 아낌없이 던져 영원히 꺼지지 않는 한 자루 촛불을 넘어 민족의 앞길을 밝히는 횃불이 되셨다”며 “이제 고단한 삶을 놓으시고 편히 잠드소서. 저희가 뒤를 잇겠다”고 말했다. 이병렬씨의 작은 형 이용기씨(45)는 유가족 대표로 나서 “모든 일이 다 꿈이었으면 좋겠다. 광우병 쇠고기수입도, 동생의 죽음도 모두 되돌리고만 싶다”며 “지금까지 후원해주시고 성원해주신 모든 시민여러분드께 감사드린다. 다시는 무고한 생명이 희생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도 노력하고 조정해 동생과 시민들의 뜻을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광훈 장례공동위원장은 조사에서 “며칠만 더 참았어도 서울광장, 광화문, 종로, 청계천, 서대문, 부산, 광주, 대구, 해남, 철원에서 촛불을 든 수많은 민중들의 물결과 꿈과 희망을 보았더라면 삶을 포기하지 않았을텐데”라며 “이제 동지가 바라는 조국을 통일하고 민중들의 재앙 신자유주의를 박살내려 했던 과업일랑 젊고 어린 네티즌들에게 맡겨두고 편히 가시라”고 말했다. 영결식을 바라보며 눈물을 훔치던 고등학교 3학년 서모양(19)은 “전태일 열사가 분신했던 70년대로 되돌아간 것 같아 슬프다”며 “이명박 정부가 소수를 위한 정책이 아닌, 서민과 노동자들을 위한 정치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양과 함께 참석한 나눔문화 10여명의 중고생들은 영결식 내내 눈물을 흘리며 이병렬씨의 죽음을 마음 아파했다. 이날 영결식에 참가한 시민들은 엽서에 이병렬씨를 추모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진관스님은 추모엽서에 ‘조국의 자주화, 조국의 민주화, 조국의 통일화…열사가 원하는 참세상이 되길’이라고 적었다. 엄기원이라는 시민은 ‘정녕 열사는 죽지 않았다. 몸은 비록 산화했지만 님의 영혼은 우리 평범한 국민들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고인의 운구는 영결식이 끝난 후 곧바로 전주로 출발했다. 이날 오후 4시 이병렬씨가 분신을 했던 전주 코아백화점 앞에서 노제를 지낸 뒤 광주로 이동해 망월동 묘역에 묻히게 된다. 이병렬씨의 영정을 든 조카 이광호군(17)은 삼촌에 대해 “인정이 많고 평소에도 어려운 사람을 많이 도와주시던 분이었다”며 “좋은 곳으로 가셨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이들은 이날 오전 9시30분 서울대병원을 출발해 영결식이 열린 서울시청까지 장례 행렬을 진행했다. 한편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 시청 앞 광장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범국민 촛불 추모의 밤 행사가 열린다. 추모행사에는 전국적으로 3만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 것으로 예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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