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과부 제작 영상물, 4·19를 ‘데모’로 폄하
한겨레 2008-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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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박정희 독재 언급없이 경제 발전만 부각 광주·6월 항쟁 아예 빼고 청계천 복원 치적 넣어
교육과학기술부가 ‘4·19 혁명’을 ‘4·19 데모’로 폄하하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내용 일색인 현대사 영상물(DVD)을 만들어 전국 1만여 초·중·고등학교에 배포했다. 이 영상물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건국 60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제작됐다.
7일 교과부와 일선 학교 교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교과부는 ‘건국 60년’을 맞아 80여개 영상물이 담긴 <기적의 역사>라는 영상물과 책자를 10~11월 두 달 동안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배포했으며, 이 영상물을 교과시간이나 재량활동 등에 적극 활용해 달라고 주문했다. <기적의 역사>는 1950~2000년대 역사를 담은 현대사 영상물로, 이 가운데 1960년대를 다루는 부분에선 ‘4·19 데모’라는 제목으로 ‘대한뉴스’를 편집한 2분짜리 영상이 실려 있다. 이 영상은 음성 설명(내레이션) 없이 ‘시민들과 학생들의 데모’ ‘경찰과 시위대 대치’ ‘불타는 건물과 짚차’ 등의 자막을 달고 있는데, 4·19 혁명의 배경이나 의미보다는 시위 장면만을 집중해 보여주고 있다. 4·19 혁명 참여자들의 모임인 ‘4·19 혁명 공로자회’ 관계자는 “헌법 전문에도 4·19는 이승만 독재를 무너뜨린 민주혁명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어떻게 정부가 ‘데모’라고 폄하하는 영상물을 일선 학교들에 보낼 수 있는지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4·19 포럼’ 이영철 회장도 “정부가 헌법을 부정하고 있다”며 “학교에 배포된 영상물을 빨리 수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4·19 혁명을 부정하자는 게 아니라 (1960년대) 당시 ‘대한뉴스’의 표현을 그대로 쓴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영상물에서 50~70년대 부분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나 독재 등에 대해선 아무 언급 없이 경제 발전 등 치적만을 부각했다. 80년대에선 80년 광주항쟁과 87년 6월 항쟁이 아예 빠졌다. 2000년대 영상물에선 남북한 정상이 55년 만에 만난 ‘6·15 남북정상회담’은 빠지고,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의 치적을 언급한 ‘청계천의 어제와 오늘’이 들어 있다. 이신철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 공동운영위원장은 “현대사의 민주화 과정은 빼고 산업적 발전만 부각해 결국 독재정권을 미화하고 있다”며 “유신시대에나 가능했던 일이 일어나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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