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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책골을 넣은 선수는 쉬는 게 도리

우렛소리 2009. 5. 27. 13:30

"자책골을 넣은 선수는 쉬는 게 도리"

 

 

머니투데이 2009-05-27

 

 

[머니투데이 봉하(김해)=이승제기자][연구 위한 인터넷카페에 올린 글...치열한 연구의욕 발휘]

 

"이젠 한계에 온 것 같네요. 자책골을 넣은 선수는 쉬는 것이 도리일 것이고, 또 열심히 뛴다고 도움이 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모, 학자들과 함께 공동연구를 위해 개설한 회원전용 비공개 인터넷카페에 이달 6일 띄운 글로 피로감이 잔뜩 묻어 있다.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27일 노 전 대통령은 최근까지 치열한 연구의욕을 발휘했다며 노 전 대통령이 이 카페에 올린 글들을 소개했다.

 

양 전 비서관은 "최근 거친 상황이 닥치면서 노 전 대통령은 마음이 번잡한 탓에 집중력이 떨어져 독서와 글에 전념하기 어려운 상황을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만큼 노 대통령에게 독서와 사색과 연구와 글쓰기는 생활의 중요한 낙이자, 스스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학자들도 혀를 내두를 만한 치열한 주제의식과 문제의식을 담은 글 수십 개를 의욕적으로 내놓았다" "장문의 글부터 메모에 가까운 연구 실마리까지 다양했다"고 전했다. 연구 동반자들의 관련 자료와 학문적 견해가 이어지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달 6일 카페에 올린 '이제 제가 더 끌고 가기는 어려울 것 같지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이젠 제가 이 일을 책임감을 가지고 끌고 갈 수는 없을 것이고요. 글이나 자료를 보다가 생각이 나는 대로 자료를 올려보겠습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연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무언가 하지 않고는 버티기가 어려워서 하는 일로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올린 글은 이달 15 '수소경제, 스마트 그리드'라는 제목의 소재 탐구 제안이었다. '수소경제 시스템에 일자리가 있다는 글-제레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 스마트 그리드-(어느 방송에서) 특집 프로그램이 있었다"라는 글이다.

 

양 전 비서관은 "올초 연구를 제안하며 올렸던 글을 보면 자신(노 전 대통령)의 연구와 탐구가 시민 노무현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치열하고도 절박한 실천의 끈으로 여겼다는 점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이 글에서 노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든 진보든 국민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만큼만 가는 것 같다" "결국 세상을 바꾸자면 국민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국민의 생각을 바꾸는 데는 미디어가 중요하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영향력 있는 미디어는 돈의 지배를 받는다" "많은 사람들은 인터넷에 새로운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정보는 넘쳐나지만, 내용이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협업으로 역량을 확대하고, 토론과 검증을 통하여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우리는 역사가 돈의 편이 아니라 사람의 편으로 가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이 길을 간다. 다만 그 막강한 돈의 지배력을 이기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진 모든 힘을 다 짜내고 이를 지혜롭게 조직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