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기사전송 2008-07-03 08:48 | 최종수정 2008-07-03 09:18
|
[한겨레] 대안사이트 만들고 외국 서버로 이동도 “인터넷 몰이해로 효과 없이 명예만 실추”
“다음 막히면 구글 가면 되고~, 불매운동 안 되면 살려주기 하면 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광고주 불매운동 관련 글 삭제 결정에 대해 누리꾼들이 대응에 나섰다. 정보인권단체들은 위헌소송에 나설 방침이라며 잇단 성명을 발표했지만 다수의 누리꾼은 ‘동요’가 없다. 보수언론에 의해 폐쇄 요청을 받은 다음의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카페(cafe.daum.net/stopcjd)에는 회원이 4만7천명을 넘어서는 등 가입자가 늘고 있다. 보수 신문에 광고한 기업에 전화를 걸어 의사를 표시하는 이른바 ‘오늘의 숙제’와 ‘숙제검사’의 형태도 달라지고 있다. “숙제 목록은 해외 회원에게 부탁하면 어떨까요? 민주국가에선 문제없겠죠?”(블루777). “정중히 예의를 갖춰 고객 의사를 전달하는 것은 처벌할 수 없습니다. 죄형법정주의가 그것입니다. 숙제는 예의를 갖춰서 할수록 효과적입니다.”(xCJD) “오늘 숙제 끝. 많이는 못했지만 날마다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대기업, 전면광고. 악덕기업 중심으로 하루에 6군데 이상은 꼭 하고 있음.”(동네밖오솔길) ‘항의’ 대신 ‘칭찬’으로, 기업명을 드러내지 않고 의사전달 방법도 정중하게 하자는 의견 등 누리꾼들은 ‘준법’을 외치고 있다. ‘조중동살리기운동본부’(newcjd.page.tl)도 생겨났다. 이 사이트는 “우리는 조중동 폐간을 주장하는 반사회적 주장에 분연히 맞서서, 조중동을 지키고 살리려는 모임입니다”라며 “이곳에서 조중동 폐간 운동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볼 수 있고 조중동을 제대로 살리기 위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라고 안내를 실었다. 이 사이트는 “우리는 조중동을 살리기 위해, 조중동 광고기업을 칭찬하고 싶습니다”라며, 해외사이트인 이곳에 광고기업 명단을 올려 달라는 글을 올려놨다. 누리꾼들은 포털의 글 삭제와 카페 폐쇄에 대비해 제2, 제3의 망명지를 구축한지 오래다. 다음 아고라의 기능과 유사한 아고리언(www.agorian.kr) 사이트를 운영하는 성기웅(29·회사원)씨는 현재 하루 2만~5만명인 이용자가 방통심의위의 삭제 결정으로 크게 늘어날 것에 대비해 한 대인 서버를 석 대로 늘리기 위한 온라인 모금에 나섰다. 성씨는 “이틀 만에 25명이 참여해 112만원이 모였는데, 1일 외국에서 한 누리꾼이 500달러를 보내왔다”며 자발적 모금에 대한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아예 ‘해외 망명지’를 건설한 사례도 많다. 스프레드시트를 웹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구글 데이터베이스(http://spreadsheets.google.com/pub?key=p_s9QsQy5_QA3sxgdNKGnbA))에는 문제가 된 광고주 목록 글이 지난달부터 날마다 올라오고 있다. 토론 기능을 갖춘 구글 그룹스에도 ‘구글 아고라’(groups.google.com/group/googleagora)가 만들어졌다. 구글은 회원 가입 때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신원 식별이 가능한 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 구글에 올라간 글이 수사 대상이 되거나 당국의 요청에 의해 삭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구글코리아 정김경숙 이사는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몇년간 방통심의위나 경찰로부터 한 건의 글 삭제 요청도 받은 적이 없다”며 “구글의 기본 입장은 국내법을 따르되 최대한 언론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버 공간에서 어떤 글을 ‘발본색원’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방통심의위 최옥술 팀장도 “사이버 공간의 모든 것을 볼 수 없고, 일일이 행정지도에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삭제된 글과 똑같은 글이 다른 사이트에 올라 있다고 해서 이를 삭제하라고 요구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영홍 함께하는시민행동 정보인권국장은 “법률을 잘 모르던 누리꾼들이 반대쪽 문제 제기로 인해 무엇이 법에 걸리는구나를 판단해 대응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방통심의위가 인터넷을 통제하려다가 인터넷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내고 목적한 효과도 거두지 못하며 명예만 실추시켰다”고 꼬집었다. |
'스크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전도핵융합장치(KSTAR) 개발 연구소장 해임사건 정리 (0) | 2008.07.04 |
---|---|
‘핵융합’도 이명박정권 ‘코드인사’로 무너지나 (0) | 2008.07.04 |
‘정부 지지층 복원’ 공문 파문 “정치경찰 어청장 사퇴하라” (0) | 2008.07.02 |
[스크랩] <[중점뉴스] 정부 홈페이지 '엉터리 영어'> (0) | 2008.06.30 |
국민 피흘리는데... MP3 선물받고 웃는 대통령 (0) | 2008.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