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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렬 판사, 촛불재판 의혹 진실게임 밝혀야

우렛소리 2009. 3. 4. 00:31

이정렬 판사, 촛불재판 의혹 진실게임 밝혀야
 


이정렬 판사, 촛불재판 의혹 진실게임 밝혀야
법원공무원들 한목소리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촉구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2004년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무죄 판결을, 2005년 억대의 내기 골프에 대해서도 무죄 판결을 내려 언론의 주목을 받아 잘 알려진 서울동부지법 이정렬 판사가 현재 사법부가 홍역을 치르고 있는 ‘촛불재판 몰아주기 배당’에 대해 입을 열었다.

사법부 내에서 진보 개혁성향의 판사로 분류되며 법원내부통신망에 사법개혁에 관한 글을 자주 올렸던 이 판사는 27일 법원내부통신망에 “언론보도가 사실인지 여부에 대한 명확한 진상을 조사해 언론이 왜곡보도를 한 것이면 엄중한 책임을 묻고, 반대로 보도가 사실이라면 누구의 잘못인지를 밝혀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판사의 글이 게시되자 법원공무원들은 “절대 공감”과 “절대 지지”를 표시하는 댓글을 쏟아내며 대법원에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먼저 이 판사는 “‘형사수석부장판사가 촛불집회 관련 사건을 심리하던 단독판사들에게 형량 변경 등의 압력을 가했다’는 언론보도가 사실이라면 법관의 한 사람으로서 착잡함과, 국민과 사법신뢰 회복을 위해 애쓰고 있는 다른 법원가족들에 대한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법원행정처장님은 국회에서 ‘촛불재판과 무관한 원론적인 얘기들이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말씀했는데, 하지만 언론보도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처장님의 말씀처럼 원론적인 이야기가 와전된 것이라고 받아들이기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판사는 그러면서 “법원이 받고 있는 의혹을 말끔히 없애고 진정으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법원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보도내용이 사실인지 여부를 밝혀, 만약 언론이 사실을 왜곡해서 보도한 것이라면 그 언론기관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도가 사실이라면, 고위층으로서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말씀을 하신 분이거나 거짓말을 하는 판사거나 모두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를 추락시킬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경주해 온 국민의 신뢰회복을 위한 법원의 노력을 순식간에 수포로 만들어 버리는 행위를 한 것인 만큼 누구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것인지 원인을 꼭 밝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 판사는 “위와 같은 중대한 잘못을 저지른 분이 향후 부장판사, 법원장 등을 비롯한 법원의 고위직에 진출하게 되는 경우 적어도 법원에 대해 커다란 고통과 해악을 끼치는 것을 법원가족들도 그 동안 충분히 겪어봤다”며 “이러한 이유에서라도 진실이 밝혀지고, 그에 따른 책임부담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법원에서 벌어진 요즘의 불쾌한 일들이 빨리 해결돼 즐겁게 일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감히 의견을 개진해 봤다”고 말을 마쳤다.

◆ “판사들이 먼 산 구경하듯 입 닫으면 사법 역사상 치욕 될 것”

다음은 이 판사의 글에 대한 법원공무원들의 댓글이다. 법원공무원들은 순식간에 수많은 댓글을 쏟아내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특히 전국의 판사들이 입을 열기를 촉구하는 글들도 이어졌다.

문OO씨는 “문제를 명백히 밝혀 책임소재를 묻지 않는다면 우리 일반직조차도 사법부에 몸담고 있다는 사실에 긍지를 느끼지 못할 것이고 또한 명백히 밝힐 수 있는 사실을 밝히지 못한다면 이는 분명히 사법부의 아픈 상처로 남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OO씨도 “전국민적인 사법불신을 자초한 배당조작 의혹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문책이 있어야한다”며 “피라미드식 사법행정구조가 재판의 독립을 침해했다는 중차대한 의혹인데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책이 없다면 앞으로 정치권 등 외부로부터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사태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겠느냐”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강OO씨는 “단독판사들에게 지시한 부분은 사법부의 근간을 뿌리 채 흔드는 중대 사건인 만큼 분명한 전말을 규명해야 하고, 압력을 행사한 당사자와 개입한 윗선까지도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법원이 스스로 개선하지 않을 때 타의에 의해 개혁될 수밖에 없음을 법원 수뇌부는 직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나OO씨는 “사법부 조직의 본래 역할 무엇이냐”며 “법관이 오로지 자신의 양심을 통해 판결로 말할 수 있도록 울타리 노릇을 해야 할 분들이 자기권한을 이용해 그 과정을 왜곡시켰다는 의심이 있는데, 지금은 안정성보다는 원칙을 세워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최OO씨는 “10년 동안 쌓아올린 사법부의 신뢰가 무너졌다. 그렇다면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시시비비를 밝혀 책임소재를 명백하게 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OO씨는 “형사수석주장의 지시나 개입에 대한 시시비비는 명확히 밝혀져야 하고 책임질 분들은 결과에 따라 응분의 책임을 져야지 만약 구렁이 담 넘어가듯 사건이 끝난다면, 대한민국 법원은 이미 법원이 아니며 대한민국 법관은 법관이 아닐 것”이라며 “법관은 월급이나 받는 ‘그냥 직장인’이 아니다. 그런 ‘그냥 직장인’이나 하라고 헌법에서 지위를 보장해 준 것이 아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OO씨는 “공짜로 얻어지는 명예는 없고, 거저 주는 신뢰도 없으며, 가만히 앉아서 억울하다는 말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며 “이번 일은 너무 어처구니없는 사안으로 명확한 진상규명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박OO씨는 “아무리 사회가 혼탁해도 판사만은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고위법관들은 젊은 판사들의 양심을 훼손하는 행위만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 판사들의 적극적인 의견표명을 촉구하는 글들도 쏟아졌다.

김OO씨는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말이 있지만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변할 수 없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다”며 “지금은 판사들이 말을 해야 할 때입니다. 전국의 판사들이 더 이상 침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OO씨는 “만약 이 사건에 대해 명확히 시시비비가 가려지지 않고 판사들도 먼 산 구경하듯 이에 대해 입을 닫는다면 우리 사법부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일이 될 것”이라며 판사들의 의견표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