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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문건’ 수사 한달째 허송… “사실 확인중” 변죽만

우렛소리 2009. 4. 14. 11:42

‘장자연 문건’ 수사 한달째 허송… “사실 확인중” 변죽만

 

 

 

ㆍ성접대의혹 9명 압축…소속사 대표 신병 확보도 못해
ㆍ대규모 수사팀 무색 “뭐가 무서운가” 의문

경찰이 탤런트 장자연씨 자살사건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한 지 14일로 꼭 한달이 됐다. 그러나 장씨 자살 동기는 여전히 오리무중이고, 문건 등장 유력 인사들에 대한 수사는 제자리걸음이다. 핵심인물인 소속사 전 대표 김모씨(42)는 신병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한달 내내 “수사중” =경기지방경찰청과 분당경찰서는 장씨 자살 7일 뒤인 지난달 14일 수사팀 인력을 41명으로 확대 편성한 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법대로 처리하겠다”며 강한 수사의지를 보였다. 장씨 유족들도 지난달 17일 문건에 등장하는 유력 인사의 실명을 적시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수사는 한때 속도를 내는 듯했다. 장씨 옛 소속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고, 13만건에 달하는 장씨 등의 통화내역을 분석했다. 참고인 조사만 60명에 달했고, 술접대가 이뤄진 유흥업소 9곳 및 김씨 카드사용내역도 살폈다. 문건을 공개한 호야스포테인먼트 유장호씨(30)도 4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다. 수사 내용만 보면 실체를 드러내고도 남을 만했다.

그러나 경찰이 이날 현재까지 밝힌 것은 ‘문건의 필적은 장씨 것’뿐이다. 신병수사도 유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입건하고, 김씨에 대해 범죄인 인도요청을 한 것이 전부다. 성상납과 술접대 의혹을 받는 수사대상자를 9명으로 압축했지만 경찰은 아직도 “사실 확인 중” “수사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의심받는 수사 의지 =경찰의 수사의지가 의심되는 정황은 곳곳에서 확인된다. 일본에 있는 김씨 신병 확보에 늑장 대응했다. 수사착수 20여일이 지나서야 강제구인 절차에 착수하는가 하면 체포영장 보내는 데만 열하루라는 기간을 썼다.

‘접대 장소’로 알려진 소속사 전 대표 김씨 건물에 대한 압수수색은 언론 보도 이후 이뤄졌다. 경찰은 급기야 13일 “김씨가 송환되지 않을 경우 수사를 더 진척시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 중단 가능성마저 내비쳤다.

◇“경찰, 뭐가 무서운가” =경찰은 지난 3일 유력인사를 포함한 수사대상자 신원과 혐의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불과 몇시간 뒤 말을 바꿨다. 경찰은 “말실수였다”고 해명했지만, ‘누군가의 압력을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경찰 관계자는 “여론에 밀려 수사는 하지만 수사 대상자들(유력인사)에 대한 기소 여부조차 불확실하다”면서 “애초부터 수사의지가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