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영상] "당신이 잘못했습니다"
- 한혜영, 정겨운 (2009. 06. 25)
바보 노무현 대통령님의 비문에 올리는 글- 경암 선생 (2009. 06. 25)바보노무현 대통령님여기 풀밭에 누워 계시다
그렇게도아름다운 봄의 날눈 부신 새 아침의 햇살을 품어 안으시다가그만너무나 멀리 깊게 들어가신 개미 귀신 같은 숲속길막막한 천길 만길 다시 못 오시는 그 길을 가셨으니찾는이 맨발로 허둥지둥 수수 몇날밤을 지새우고혹여나 기다리는 부모 심정에 애간장 다 타고깨여있을 희망의 불씨는 조국 산하를 뒤덮었다우리들의 바보 대통령 형님기어이 가신듯 다시 오소서새벽 하늘 깨치시고 푸르름으로 날아 오르십시요잃어버린 넋놓아버린 혼이 민족 온 겨레의 산천 들녘이 함께 울부짖었으니우리들 모두는 뜬눈 장님에 귀막은 귀먹어리 숙맥들이었고가엽은 바보님은 한겨레 이 민족의 대들보 였습니다바보 바보님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들 하는데하늘도 황망하여 진혼의 장대비는 소리없이 적시우고누질러 참아 녹아나린 애간장 봉황의 채운이 보였건만비통하고 비통하다 참으로 원통하고 절통 합니다우리 바보님 저 만치 그냥 서계시기만해도 좋으련만어찌 님 답지 않게 서럽고 서러운 피 눈물을 보이셨나요참담하고 애닯고 애닯은 마음 너무나도 서럽기만 합니다평소 막힘이 없으시고 허리 굽히실줄도 아시는소탈 천진 난만 하신 그 웃음이 지금도 눈에 선 합니다부르시면 언제라도 꼭 달려 오실것만 같아서 더욱 아파 옵니다이 겨레 잠자는 민족혼에 불 지피신 따듯한 가슴의 님시대를 앞서가신 이 시대의 영원한 자유인 바보통한의 설움덩이 빗물인지 눈물인지 분간키 어렵습니다가난과 권위와 지역주의를 깨부시는 님의 불같으신 열정민족은 하나라는 뿌리와 공동 운명의 큰 틀로 껴안으시고통일의 난제를 풀어 헤치신 민족주권회복의 운동가 였습니다꽃피는 새봄이 오고또 다시새해 새날이 올때 까지는그날 새벽 봉하 산자락 님의 풀밭을 잊지 못하겠습니다마른 하늘에 저승사자 천둥 번개 날벼락이 칠지라도이제는 놀래시거나 달아나시지 마셔요 같이 하겠습니다머잖은 날 따뜻한 봄날에 새 아침이 밝아 오면달디 달게 주무신듯 큰 기지게 켜시고 웃음 지으시며푸르른 노래 영원한 자유인 휘파람 부시며 다가 오십시요진정한 우리들의 바보 대통령 형님 벌써 보고 싶어요님은 아니 보이시지만 진정 난세에 영웅 이십니다님의 마음을 못 헤아린 저희들은 기막힌 숙맥 이었습니다정말로 무지 사랑 합니다 바보님의 태양이 다시 떠오를 때 까지민주의 성지 봉하에 님의 동상이 세워 지는날 그날이 올때 까지는낮 밤을 뜬 눈으로 부릅뜬 눈으로 형형하게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제16대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 아이가 찾아낸 노무현 대통령의 추억- 민들레꽃처럼(2009. 06. 27)아침에 늦어 부랴부랴 학교갈 준비를 하던 제게 작은방 책꽂이에서 와르르 책을 끌어내리던 세살박이 큰아이가 " 아빠 , 이게 뭐야? 이게뭐야? 하라따지(할아버지)사진이 있쪄.." 하며 제게 내밀었습니다.
그저 오래된 사진이겠지 하며 무심코 흘리려던 순간 이상하게도 사진 중간중간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게 사진이 아니었습니다.
다시 받아들고는 갑자기 가슴이 울컥...그건 바로 노무현 대통령님의 취임 기념 우표였습니다."고맙다..네 덕분에 소중한 보물을 찾았구나...고맙다 고마워..."
다시달라고 떼쓰는 아이에게 아침부터 아이스크림을 안겨주고는 책갈피에 넣어 학교로 왔습니다. 오자마자 무얼할까 하다가 우선 스캔을 했습니다. 파일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한 평생을 가지고 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곳게시판을 드나들며 눈물짓던 날들이 참 많았습니다. 기쁨의 눈물을 안타까움의 눈물을...그리고 한없는 슬픔의 눈물을...
추모게시판을 들어와 눈물에 아무것도 못했던 그날들이...이제는 무뎌져 슬픔을 누를 수 있는 시간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제야 그날 썼던 아이 육아일기를 대신 올립니다.
"내일은 덕수궁에 다녀올께..."
아빠는 요 며칠 새 학교에서 일이 잘 안된다.
가슴에 뭔가 틀어막고 있는게 있어서 소화도 잘안되고 인터넷을 뒤질때 마다 울컥울컥하고 눈물이 앞을 가려 일이 잘 안되는구나.
혹시 아니 얘들아? 지금은 모르겠지...하지만 나중엔 알게될거야. 아빠가 너희들에게 꼭 얘기 해줄거다.
아빠가 가장 존경했던...아빠손으로 직접 뽑았던(교수님의 방해공작으로 하마터면 투표를 못할뻔도 했단다) 그리고 이 나라를 위해 가장 많은 일을 하셨던 대통령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
그렇게 힘든 삶을 사셨는데 이제야 정말 사람답게 사셔서 기분좋았는데 ...결국은 그렇게 허무하게 가셨단다. 의미를 찾자면 한도 끝도 없는 그런 죽음이지만...살아계시면 더 할일이 많으실 그런분이 허무하게 돌아가셔서 아빠는 너무나 속상하다.
아빠는 아직도 그 연설이 기억난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께서 대선 연설을 하실때 하셨던 그 말씀이 오늘 이시점에 자신의 운명이 될 줄은 누가 알았을까???
"조선 건국이래로 600년 동안 우리는 권력에 맞서서 권력을 한번도 바꿔보지 못했다.
비록 그것이 정의라 할지라도, 비록 그것이 진리라 할지라도 권력이 싫어하는 말을 했던 사람은, 또는 진리를 내세워서 권력에 저항했던 사람은 전부 죽임을 당했다.그 자손들까지 멸문지화를 당했다. 패가망신했다.
600년 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서 어떤 부정이 있어도, 어떤 불의가 눈앞에 벌어지고 있어도 강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짓밟고 있어도 모른척하고 고개숙이고 외면했어야 했다.
눈감고 귀를 막고 비굴한 삶을 사는 사람만이 목숨을 부지하면서 밥이라도 먹고 살 수 있었던 우리 600년의 역사,
제 어머니가 제게 남겨주었던 제 가훈은
'야 이놈아 모난 돌이 정맞는다. 바람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눈치 보면서 살아라'
80년대 시위하다가 감옥간 우리의 정의롭고 혈기넘치는 우리의 젊은 아이들에게 어머니들이 간곡히 간곡히 타일렀던 그들의 가훈 역시 '야 이놈아 모난 돌이 정맞는다. 너는 뒤로 빠져라'
이 비겁한 교훈을 가르쳐야 했던 우리 600년의 역사, 이 역사를 청산해야 합니다.
권력에 맞서서 당당하게 권력을 한번 쟁취하는 우리의 역사가 이루어져야 만이 이제 비로소 우리의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이야기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연설을 들으며 감동에 겨운 눈물흘리던 그날이 있었는데
오늘 이 연설을 다시들으며 슬픔의 눈물을 흘리게되는구나.
사랑하는 내아이들아...아빠는 그렇게 힘든 삶을 살아오지는 않았다...후에 너희들이 커서도 그렇게 힘든 삶을 살지는 않겠지...하지만 이분의 이 연설은 너무나도 당연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절대적 가치로 받아들여져야할 그런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오늘 아빠의 눈에 다시 눈물흐르게 하는건...그렇게 평생을 살아오신분이 자신의 연설처럼 안타까운 삶을 마감하신 사실이다. 하지만 그 속엔 그 안타까움과 복받치는 슬픔을 넘어 그분이 삶이 다시 우리의 이상이 되어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수있게 되었다는 희망이 싹트고있는거란다.
너희들이 커서 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때 이분의 연설을 찬찬히 들어보아라...그리고 지금 너희가 살아가고있는 세상이 이분이 말한 그런 세상과 얼마나 닮아있는지 비교해 보거라...만약 그때도 지금처럼 이런 세상을 살아가고있다면 그 모든 책임은 아빠, 엄마...그리고 지금 이시대를 살아가는 엄마 아빠들에게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리라고는 믿지 않는다...
너희들은 분명히 그분이...그리고 아빠가 꿈꾸어왔던...사람사는 세상에서 살고있을테니까...
내일은 출산후 몸조리하고있는 엄마에게 양해를 구하고 덕수궁에 다녀와야 겠다.
사랑한다....내 아이들아...
보고싶네요 노무현 대통령님...
아이 덕분에 고민이 생겼습니다. 이 찾아낸 우표를 어찌할까 하는 고민이지요.
혼자 평생을 품고있을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편지를 쓰기로 했습니다
소주한병에 밤새 민주주의를 논하던 우리 민족의 앞날을 생각하던...청년이 서야 조국이 선다라는 그날의 토론을 생각하며 함께 나누었던 친구들에게 동지들에게 편지를 써야겠습니다.
그들이라면 이 편지 겉봉에 붙은 노무현 대통령님의 우표를 저처럼 고이 간직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하늘에 계신 님께도 이 편지를 보낼 수 있을까요?
바람이 불면...그 바람에 드려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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