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마을 ‘초짜 농부’ 풍성한 ‘오리쌀 걷이’
한겨레 2008-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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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예약·현장판매 내년엔 농지 10배 확대
‘풋내기 농부’인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전 청와대 비서관들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퇴임하자마자 정착한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가을걷이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올해 봉하마을 앞 들판 7만9천㎡에서 오리농법으로 벼농사를 지었다. 제대로 농사를 지어본 사람은 단 한명도 없는 무모한 도전이었다. 그런데도 35t의 쌀 생산에 ‘성공’했다.
‘오리아빠’라는 별명까지 붙은 김정호(49) 전 청와대 기록관리비서관은 “오리농법은 누구에게나 생소하기 때문에, 모두가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는 공부하는 주경야독 생활을 했다”며 “다소 품이 많이 드는 단점도 있지만, 오리 배설물이 자연스럽게 땅심을 높이고, 아이들과 노인들의 정서 순화에도 큰 도움이 되는 등 장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라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김 전 비서관 등은 모내기를 끝낸 지난 6월14일 마리당 2200원에 구입한 새끼오리 2460마리를 논에 집어넣어 8월16일까지 배불리 먹이지도 않고 일을 시켰다. 오리들은 논에서 자라는 잡초와 벼물바구미, 진딧물 등 해충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먹으며 자랐다.
하지만 오리보다 더 바빴던 것은 비서관들과 마을주민들이었다. 농약을 치지 않는 대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침에 오리를 논으로 내보냈다가 저녁에 우리에 가두는 일을 반복해야 했다. 일주일쯤 지나자 오리와 사람이 호흡을 척척 맞출 수 있게 됐다.
수확한 쌀은 인터넷(bongha.net)과 현장판매를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봉하오리쌀’이라는 상표를 붙이고, 쌀푸대에는 밀집모자를 쓴 노 전 대통령의 캐릭터까지 그려 넣었다. 18일까지 받는 인터넷 예약자에게 전체 생산량의 70%를 1인당 3㎏으로 제한해 팔 계획인데, 이미 5천명이 넘게 신청했다. 나머지 30% 분량의 현장판매는 25일 봉하마을 광장에서 진행된다. 가격은 ㎏당 3500원으로, 시중의 일반미보다 조금 비싸게 매겨졌다.
내년에는 마을주민 모두와 봉하마을 앞 들판 전체에서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벼농사를 짓기로 했다. 면적이 올해의 10배 정도로 늘어나게 되며, 오리농법 외에 주민들이 원하는 다른 농법도 시도할 계획이다.
김 전 비서관은 “우리나라 농촌과 농민이 살려면 모든 쌀을 친환경 생태농법으로 생산해 고품질로 가공한 뒤 고유의 상표로 팔아야만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노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도 주민들을 설득하기가 힘들었지만, 이제는 작지만 성공적인 결과물을 보았기 때문에 마을주민 모두가 이 생각에 동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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