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100분토론에서 본 유시민

우렛소리 2008. 12. 20. 20:11

  나는 유시민의 침묵을 보았다
  글쓴이 : 별천사   날짜 : 08-12-19 13:24   조회 : 1970     추천 : 25     경고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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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시민의 침묵을 보았다.

2008.12.19ㅣ별천사

 

 

요즈음은 명창이 없다고 한다.

판소리 명창이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소리를 듣고 평가 해줄 수 있는 귀명창들 때문이었다.
'저 사람은 그늘이 없어!'
이 한마디로 평가는 끝난다.


그늘이 없다는 말은
듣기에는 그럴듯 해도
가슴을 쥐어 짜는 뭉클한 감동이 없다는 뜻이다.
치열함이 없다는 의미다.
소리에 그늘이 있다는 것,

그것은 소신과 말과 행동의 일치,
그리고 쓴맛 단맛을 다 본 사람만이 갖는 경지다.


나무는 항상 그늘을 갖고 있다.
햇빛과 어둠이 반반씩,
그것도 많지도 적지도 않게 섞여 있다.
하늘의 일과 땅의 일을 알맞게 품고 있다.
그늘은 말과 침묵 사이에 놓여 있으며
지혜의 속살이다.


서양 음악에는 침묵이 없다.
서양 음악은 침묵을 견디지 못하고
전부 장식음으로 채워 넣는다.
판소리는 침묵이 주인공이다.
들숨과 날숨 사이, 틈, 공, 허, 한, 조용함, 고요함...


유시민 장관은 그런 사람이다.
말과 침묵 사이에 놓인 그늘 같은 사람이다.
영락없는 한그루 나무다.
그는 항상 나를 깨운다.
드러나지 않는 존재감.
흔들리지 않는 평상심.
나를 깨우는 거울이다.


100토에서 본 유시민,

그에게 시 한편 보탠다.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
(시: 안도현)

 


일생 동안 나무가 나무인 것은 무엇보다도 그늘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있다.
하늘의 햇빛과 땅의 어둠을 반반씩,

많지도 적지도 않게 섞여서
자기가 살아온 꼭 그만큼만 그늘을 만드는 저 나무가
나무인 것은
그늘이라는 것을 그저 아래로 드리우기만 할 뿐
그 그늘 속에 누군가 사랑하며 떨며 울며 해찰하며
놀다가 내버려둘 뿐
스스로 그늘 속에서 키스를 하거나 헛기침을 하거나
눈물을 닦거나 성화를 내지 않는다는 점이

참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말과 침묵 사이,혹은 소란과 고요 사이
나무는 저렇게 그냥 서 있다.


(중략)


눈 내려 세상이 적막해진다 해서

나무가 그늘을 만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쓰러지지 않는, 어떻게든 기립 자세로 눈을 맞으려는

저 나무가
어느 아침에는 제일 먼저 몸 흔들어 훌훌 눈을 털고
땅 위에 태연히 일획을 긋는 것을 보게 되는 날이
있을 터
 


 

우리 모두 명창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귀명창은 되야 하지 않을까.

 

 


 

그는 이제 준비가 끝났다.

2008.12.19ㅣ준마

 

 

어제 백토에 출연한 첨맘님을 보면서 서둘러야겠구나 하는 생각부터 앞섭니다.

 

이야기가 조금은 거슬러 올라가는데 작년 여름 첨맘님이 출마선언을 하고나서 소위 기획팀이라는 사람들과 첨맘님과의 첫 회의

 

저는 작정을 하고 쓴 소리를 시작했습니다. "당신의 말은 상대방에게는 비수가 되어 자신의 심장을 후벼 파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틀린 말을 하는 것이 아니고 옳은 말을 하면서 왜 남들에게 욕을 먹어야하나? 당신이 갖고 있는 지식을 지혜로 바꿀 때 비로소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수 차례 반복되는 회의에서 모난 유시민을 둥글게 만드는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당신 자신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아무리 둥글게 포장을 해봐라. 포장이 둥글다고 내가 둥글게 변한 것으로 국민들이 속을 것 같으냐. 소용없는 일이다. 내가 진정으로 변하였을 때는 둥글다는 선전에 노력을 하지 않아도 내가 변한 것을 국민들이 먼저 알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변하려고 노력하겠다. 그러니까 애쓰지 마라."

 

결국 우리는 중도에 포기를 하여야하는 굴욕을 맛보았고, 차일을 기약하며 흩어져야하는 슬픔을 맛보았습니다.

 

어제 백토를 보며 이전의 유시민과 오늘의 유시민의 차이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포털에 올라오는 글을 보면서 유시민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고, 오늘 시민광장 홈피의 가입자가 폭증을 보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솔직히 올해 안에 1만 회원의 달성이 힘드리라 예상을 하였는데 예상 외로 쉬워질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유시민은 준비가 다 되었나봅니다. 그러나 우리가 우리가 아직도 헤메고 있음을 느끼면서 그저 미안하고 죄스러울 뿐입니다.

 

시민광장 회원 여러분!

 

이제 우리가 준비할 차례입니다. 우리 모두 신발 끈 고쳐 매고 뛰어봅시다. 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