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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이럴 줄 알았다" 철거민들 검찰 수사결과에 탄식

우렛소리 2009. 2. 9. 16:15

"어차피 이럴 줄 알았다" 철거민들 검찰 수사결과에 탄식

노컷뉴스  기사전송 2009-02-09 12:11 

시민단체연대회의, 용산참사 특검·국정조사 주장

[CBS사회부 윤지나 기자]



"진상을 규명하기는커녕 오히려 경찰과 용역의 불법폭력행위를 은폐하는 수사였다"

철거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가 이처럼 '경찰 봐주기식'으로 마무리됐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의 최종수사결과 발표가 있었던 9일 오전, 참사 유가족들과 재개발지역 철거민들은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의 TV 앞으로 모여들었다.

이번 사고는 농성자들이 사용한 화염병과 시너 때문에 발생했고, 경찰의 진압작전이 정당했다는 검찰의 공식 발표가 나오자 곳곳에서 탄식과 욕설이 이어졌다.




신곡3지구 재개발지역의 철거민이라는 노모(47) 씨는 "뻔한 결과"라며 "어차피 이럴 줄 알았다. 우리가 무슨 힘이 있겠느냐"라고 쓸쓸히 말했다. 한 여성 철거민은 마이크를 잡고 "기대는 많이 하지 않았지만, 최소한의 양심이 있지 않겠나 생각했다"며 "검찰이 마지막 희망마저 저버렸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철거민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이명박 정부에 더이상 희망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강도 높은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와 YMCA 등 10여 개 단체로 이루어진 시민단체연대회의 역시 이 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은 더이상 진실규명을 원하는 국민들을 우롱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특히 "정권의 시녀로 전락한 검경의 손에 관련 수사를 맡길 수 없다"며 제대로 된 진상을 밝혀내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용산참사 특별검사제'를 도입하거나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김민영 사무처장은 "사건 발생 20일이 지나서나서야, 검찰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결과를 발표했다"며 "경찰이 앞으로 물리적 폭력과 살상을 가해도 죄를 물을 수 없다는 것, 경찰이 마치 007 영화처럼 살인면허를 가졌다는 것을 검찰이 이번 발표를 통해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 처장은 이어 "한나라당이 국회를 장악한 이상, 국정조사나 특검 모두 한계가 있겠지만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도리로써 이런 작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최종 수사결과가 나왔지만 경찰의 입장만을 대변했다는 편파 수사 비판이 거세지는데다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사퇴요구까지 나오고 있어 진실규명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