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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고괴담', 이명박 하트의 진실

우렛소리 2009. 7. 27. 19:31
'괴고괴담', 이명박 하트의 진실
글쓴이 : 깨어있는 시민
출처 : 유시민을 믿고 지지하는 참여시민 네트워크, 시민광장

'괴고괴담', 이명박 하트의 진실
MB의 '친서민 행보'에 손발이 오그라드는 아이들
2009.7.27 아침 (캡처) 청와대 홈페이지
'이 대통령, 농산어촌 기숙형고교 괴산고 방문. 학부모 부담 기숙사비 대폭 경감 지시'. 27일 아침 현재까지, 청와대 홈페이지에 헤드라인으로 걸려있는 '청와대뉴스'의 제목이다. '당혹감과 부끄러움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괴산고 학부모가 인터넷에 올린 글의 한 대목이다.

도대체 이명박 대통령의 괴산고 방문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학생들과 하~트'. 24일, 괴산고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이 대통령.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이명박과 학생들의 '손하트', 여고생 지못미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충북 괴산고등학교를 방문했다. 이른바 '친서민 행보'의 일환이다.

'시험도, 논술도 없이 대학 가는 시대 곧 온다', '과외로 대학가는 시대 끝낼 것', '면담만으로 대학가는 시대 올 것'. 괴산고 학생, 학부모, 교사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이 했다는 말과 함께 문제의 '손하트' 사진이 '다음' 등 주요 포털에 올라오자 마자 네티즌들의 비난 댓글이 줄을 이었다.
'여고생 지못미!', '애들이 무슨 죄냐?' 하는 댓글이 이따금 있기는 했지만 이 대통령은 물론, 학생들을 비난하는 원색적인 글이 대부분이었다.

'부끄러움을 하트로 가린 학생들...'
'요즈음 고딩들도...똑똑하다던데...사진 찍자고 찍는 애들이라...우리의 미래가 조금 암담...다 어른들이 죄'
'세상에서 제일 더럽고 추악한 하트를 봤구나..ㅜ.ㅜ'
'무식한 촌○들!!'
'고딩애들 쥐어패고 싶다~!! 으이구~!!'
'손발이 오그라드는 저 아이들'
'애들아.. 부모님과 선생님이 그렇게 가르쳤어?? 교실에서 쥐새○를 보면 빗자루로 때려 잡으라고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니?'
'애들이 비위가 좋은가..'
'어이없는 고딩들, 내 자식이 저 사진 속에 있었다면 조오낸 팼을거 같다'
저희가 웃고 싶어서 웃습니까?
하지만 할 말이 많은 쪽은, 오히려 사진 속 학생들과 그 학부모들이었을까? 불과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이에 대한 볼맨 항변성 글들이 인터넷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사진 속 학생들이 올린 글 (캡처) 네이트뉴스 댓글화면
지난 23일에, 이미 해당 사태(?)를 예견한 괴산 주민의 글, '*긴급* MB(?) 뜨는 충북 괴산의 지금 상황과 민심(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2903178)'이 올라왔다는 것도 확인됐다.
이 글을 보면, 지방의 한 작은 읍내에 이 대통령의 방문 며칠 전부터 공수부대로 보이는 군병력이 포진하고 어마어마한 경찰병력이 깔려 있었다고 한다.
장마철 무더운 날씨 속, 페인트공들이 학교 건물 단장에 땀을 흘리는 가운데, 학교를 방문할 MVP가 MB라는 소문이 퍼지자 학생들 사이에서는, '그날 교복 대신 핫팬츠를 입고 가자, 계란을 던지자, 밀가루를 뿌리자'라는 소리가 떠돌았다는 내용도 있다.

이 대통령이 학생들과 함께 찍은 '손하트' 사진을 보며, 많은 네티즌들이 해당 학교 학생들을 비난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내용이다.
괴산고 학생의 아버지입니다

아래는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 26일 올라온, 필명 '본길따라'님의 글 전문이다. 이 글은 27일 오전 현재, 26000여 조회수와 3500여 추천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격려 댓글 600여 개가 달려있다.(해당 원글과 댓글을 볼 수 있는 페이지 주소는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2914112)
사진에 나온 괴산고 학생의 아버지입니다.
본길따라 | 09.07.26 12:32
우선 죄송스럽습니다.
며칠 전 이명박 대통령이 괴산고등학교를 방문했을 때에 우리 아들이 함께 사진에 찍혀 나오도록 방치하여, 결국 본의 아니게 이명박의 사기성 민생행보를 홍보하는 데 일조하게 되었음을 깊이 반성합니다.
당혹감과 부끄러움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괴산고등학교에 온다는 말을 사전에 듣고도 아들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속으로 한탄만 했던 저의 모습에 심히 자괴감이 듭니다.

보다 단호하게 전날 학교에 찾아가 아들을 데리고 나왔어야 했는데..,(기숙사에 있음) 아들도 무척 거북스러운 자리였을 것입니다.
대통령이 방문한 그 다음날 집에 돌아온 아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금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는 괴산고등학교 학생들의 항변의 글(?) 내용 그대로였습니다.
우선 약 일주일 전부터 학생들에게 청소와 학교단장을 시켰고 방학이라 보충수업비를 내고 학교에 나가 공부를 하는데, 그 시간까지 모두 대통령 맞이(?) 준비와 예행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하트와 웃음, 환호.. 모두가 사전에 연습을 통한 작품연출입니다.(물론 개중에는 대통령을 진심으로 맞이한 학생이 전혀 없지는 않았겠지요.)
한참 감수성이 예민하고 또한 진실에 입각한 올바른 가치관과 양심을 배워나가야 할 나이의 아이들에게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거짓 웃음과 환호를 (공권력을 동원하여) 억지로 이끌어 내야만 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막막해져 옵니다.
인수위 때는 영어몰입 교육한다고 “오륀쥐~” 타령이나 해대고,
평준화 폐지니 자사고 육성이니 하는 강부자 고소영 교육정책을 근간으로 밀어부치며,
한편에선 아이들의 무상급식비마저 막아버리고,
일제고사 부활이니 뭐니 해서 초등학교 아이들까지 모두 경쟁으로 내몰아 공부하는 기계로 만들어놓고,
힘차게 뛰어놀고 다 못한 취미생활도 해야 하는 방학까지 없애버리고는(우리집 중학교, 초등학교 아이들 방학도 없이 매일 학교에 나가 공부하고 있습니다),
덜컥 찾아와 소외된 농촌학교 위하는 척 아이들하고 사진이나 찍고,
정책의 일관성도 없고 앞뒤도 안맞는 이야기 하다가 돌아가서 매스컴에 대문짝만하게 서민 위하는 대통령이라고 사기성 홍보나 하고..
더구나 이날 괴산고 방문과정에 대해 주변 주민들과 당시 이쪽 길을 통행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거의 계엄령을 방불케하는 삼엄한 경비와(공수부대, 전경, 싸이카, 차떼기로 풀어놓은 경호원...), 생색내기 전시행정의 극치를 보여주는(아파트 빨래 걷어라 방송, 며칠 전부터 면사무소 직원들 동원 화단 풀뽑기, 학교 페인트칠, 새 단장...), 박정희, 전두환 개발독재 시대의 전형을 보여주는 행태입니다.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이런 30년 전 과거의 모습이 사랑하는 나의 고장 괴산에서 벌어진 일이고, 더구나 내 아들이 다니는 학교였다고 생각하니 부끄럽고 자괴감이 듭니다.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 생각이 절로 납니다.
주변 비서관들이, 인기 올리시려면 재래시장도 찾아가고 농촌도 찾아가서 서민들과 막걸리 나누고 손잡아주는 모습을 알려야 한다고 하자,
“내가 찾아간다고 그들의 삶이 달라지느냐? 오히려 그 시간에 서민들을 위한 정책 하나라도 더 연구하고 만들자.”
“내가 한번 움직이면 교통통제 해야 되고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준다. 공연한 일이다.”
라고 하셨던 대통령.. 진정으로 서민을 생각하시고 위하시고 함께 눈물을 흘리셨던 대통령..
방학 쉬는 기간에 아들과 가족들을 데리고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님의 묘소에 찾아가 참배, 속죄하고, 향후 이러한 황당하고 치욕스러운 일이 적어도 우리 가족 안에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깊이 반성합니다.
참고로 이번에 나쁜 쪽으로 알려지게 된 괴산지역은 나름대로 심지를 간직하고 있는 지역으로, 민선 지자체 선거가 있었던 이후로 한 번도 한나라당 군수를 당선시킨 적이 없으며(현 군수는 무소속),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 김종률 의원을 두 번 연속 당선시킨 지역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대운하 사기극을 벌이려 하자, 전국에서 최초로 지자체장과 함께 운하 반대의 깃발을 올리고 적극적으로 대운하 저지 운동에 나서기도 하였습니다.
아울러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에 노무현 대통령의 삶을 배우고 따르고자 하는 모임을 만들어 작은 실천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카페 : 노공이산을 기리는 사람들 http://cafe.daum.net/nogongsarang)
다음 카페 (캡처) 노공이산을 기리는 사람들
이번 괴산고 사건을 계기로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라는 진리를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고 뚜벅뚜벅 걸어가겠습니다.
ⓒ 깨어있는 시민
최초등록 : 2009.7.27 07:30 | 최종수정 : 2009.7.27 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