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여러분께 드리는 고언
2009.7.27 | 서재욱
한겨레 전문블로거로 3년 반동안 글을 써왔지만 속마음까지 터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시민광장이니까 더욱 정직하게 이야기하겠습니다.
정치 문제에 너무 천착해서는 안됩니다.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권력이 바뀐다고 해서 갑자기 세상이 달라질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시민광장에는 너무 정치 이야기만, 그리고 이명박을 야유하는 글만 많은 것 같습니다. 좋습니다. 글을 올리는 것 자체가 커다란 관심의 표현이고 소중한 참여니까요.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건 '정치'보다 '정책'이라고, 노무현 대통령님께서는 분명히 밝히셨습니다. 중요한 건 '정책'입니다.
그렇다면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만약 참여정부 때라면 어땠을까, 우리가 앞으로 집권한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를요.
듣기 좋은 소리만 늘어 놓거나, 혹은 이른바 '진보'에서 하는 이야기에 묻어 가서는 안됩니다. 왜냐면 우리는 집권을 목표로 하는 세력이기 때문입니다.
'수구 보수세력'과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지만 '민중적 진보'와 우리는 갈 길이 다릅니다.
정말 정직하게 말하지요. 참여정부 때였어도 쌍용차 노동자들을 경찰력으로 진압했을 겁니다. 테이져건, 참여정부 때도 사용했습니다. 하이스코 노동자들의 고공 점거농성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말입니다.
정말 욕먹을 각오하고 말하지요. 남일당 건물에서 경찰을 향해 화염병을 던진 분들은 참여정부 때에도 감옥행을 면치 못했을 겁니다.
비무장지대로 옮겨질 각오하고 말하겠습니다. 참여정부 시절에도 농민 두 분이 경찰 방패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경찰폭력, 지금은 막나가지만 참여정부 때도 없었던 건 아닙니다.
다만 참여정부 때라면 인간의 생명은 분명히 존중했을 것입니다. 실제로 그랬습니다. 농민 두 분이 돌아가셨을 때 경찰청장을 해임하고 사과성명을 발표하셨고 포스코 노동자들이 점거농성을 할 때도 '온정주의' 적으로 사태를 해결하였습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면 그렇습니다. 환상은 환상이고 이상은 이상일 뿐입니다. 유시민 선생님이 대통령이 되신다면 그분 또한 현실적인 선택을 할 것입니다. 지금부터 차이에 대해서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정치 사안이 아닌 사회적, 경제적 사안에 대해서도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나중에도 우리는 우리의 대통령에 대한 환상을 '배신'당해, "우리 대통령이 대통령의 정치를 할 때 우리는 우리의 정치"를 하게 될 겁니다.
또한 '진보' 층보다 더 많은 '중도' 층이 존재함을 생각해야 합니다. 세상에 진보적 진실만 존재하고 보수적 진실은 존재하지 않습니까. 진영 논리나 세불리기 논리같은 구시대적인 프레임에 갇혀 있는 한 우리는 우물안 개구리 신세를 면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지키는 신념은 노무현 대통령님이 말씀하신 원칙과 정의가 바로 선 사회가 아닙니까. 그렇다면 무조건 이명박을 비난하기 전에 정말 우리가 집권세력이라면 어떻게 행동할까를 생각해 봅시다. 저도 이명박을 혐오하지만 이명박 욕만 하면 모든게 정당화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듣기 싫은 소리라도 필요하다면 할 수 있어야 인기보다 소신과 원칙을 생각하는,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조직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2009.6.24 | 서재욱
정권 교체와 첨맘님의 도약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무엇일까요?
저는 주변 친구들과 동료들, 그리고 가족들을 설득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어렵지만 가장 필요한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주 만나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들을 하기가 쉽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그 다음이 우리가 잘 모르는 다수 대중들을 직접 만나 우리의 생각을 전하고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시민들에게 이해와 지지를 구하는 일이겠지요. 숨겨져있던 동조자와 지지자를 찾아내 연락을 조직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이 비로소 시위 참여일 것 같습니다. 시위 참여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는데, 하나는 정권과 세상을 향해 위력을 과시하는 본래적 목적이고, 다른 하나는 중요한 가치를 공유하나 생각은 제각각인 시위참가자들에게 우리의 존재와 목소리를 알리는 목적이 있지요.
마지막이 온라인에서의 글쓰기가 되겠지요. 작은 영향이라도 더 미치기 위한 노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아직 시민광장에 가입하지 않은 시민들과의 접촉을 넓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집권을 꿈꾸는 세력이 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거리 가판과 토론회를 통해 내실을 다지고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평범한 시민들의 지지와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부와 명예를 가진 이들의 모임이 아닌 이상 더럽고 싫은 꼴을 보더라도 철저히 풀뿌리 조직으로서 '잡초'들 사이로 파고 들 때만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개론' 운운하면서 오프라인에서의 접촉을 회피한다면 그냥 집에서 자는게 낫죠.
온라인 공간에서 '우리'들끼리 MB 욕하는 것은 쉽습니다. 그러나 친구, 동료나 지나가는 시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건 몇 배나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까, 어느 정도 톤으로 말을 해야 할까 등등 신경쓸게 엄청 많지요.
이런 것들을 함께 토론하고 또 공부하고 실전에서 부딪혀보는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별의 별 이야기들을 듣겠지만 그조차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또 어떻게 좀 더 효과적으로 주변을 설득할까를 고민한다면 우리 모두가 '연락담당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시민광장만큼 풀뿌리를 튼튼히 하기 위해 애쓰는 조직은 보지 못 했습니다. 그런데 소식지나 이메일 웹진같은 게 없는 건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신입회원의 개인적인 주절거림이었습니다. 넓은 아량으로 보아주셨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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